새벽에 더워서 잠도 잘 오지 않고, 에어컨을 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배까지 고파지니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부엌으로 향했어요. 한참을 냉장고를 뒤지다가 김치볶음밥을 해 먹기로 마음먹었어요. 사실 새벽에 뭘 먹는 건 그리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배고픔을 이길 수 없었어요.
김치볶음밥을 만들기 위해 먼저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냈어요. 시큼하게 익은 김치가 딱 볶음밥에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밥 한 그릇, 약간의 다진 돼지고기, 파, 그리고 달걀 하나를 준비했어요. 부엌에 서서 재료들을 하나하나 손질하면서, 마음속에선 '이 시간에 먹으면 살찌겠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금세 '뭐 어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어요.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를 먼저 볶았어요. 파 기름이 향긋하게 올라오면서 벌써부터 입맛이 돌기 시작했어요. 이어서 다진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고 볶았어요. 김치에서 나는 매콤하고 새콤한 향이 주방을 가득 채웠어요. 재료들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밥을 넣고 고루 섞어가며 볶았어요. 마지막으로 간장과 참기름을 조금 넣어 맛을 더했어요.
김치볶음밥이 완성됐을 때, 그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에 잠시 행복해졌어요. 접시에 밥을 옮기고, 달걀 프라이 하나를 얹었어요. 반숙으로 노른자가 살짝 흐르는 프라이가 김치볶음밥에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새벽에 먹는 김치볶음밥은 다른 때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한 입 떠먹으면 매콤하고 짭조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더위도 잠시 잊게 만들어 줬어요. 이 맛 때문에 새벽에 먹는 건지, 아니면 새벽이라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어요. 뜨거운 김치볶음밥과 시원한 에어컨 바람, 그 순간만큼은 더 바랄 게 없었어요.
배가 어느 정도 채워지고 나니 다시 졸음이 몰려왔어요. 결국 다시 침대로 돌아와서 에어컨을 끄고 잠을 청했어요. 뱃속이 든든해지니 그제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어요.
여러분도 가끔은 이런 충동적인 새벽 간식을 즐기시나요? 물론 건강을 위해 자주 하면 안 되겠지만, 때로는 이런 작은 사치가 삶의 즐거움이 되는 것 같아요. 특히 김치볶음밥 같은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은 그야말로 새벽 간식으로 딱이에요. 다음 번엔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잠에서 깼을 때, 저처럼 김치볶음밥 한 그릇 만들어 보세요. 배도 든든하고 마음도 따뜻해질 거예요.